문화 전시·공연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 희망과 위로를 노래하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1 01:21

수정 2020.08.01 10:59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을 기념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음악회가 여름 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졌다. 경쾌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함께 동유럽의 서정을 담은 기타 멜로디가 울려퍼졌고,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뚫리게 하는 가수들의 청량한 목소리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어우러졌다.

지난 7월 31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는 지나온 20년을 감사해 하며 축하하고 다가올 20년을 향해 앞으로 더욱 나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날 음악회는 방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이끌었던 가수 조성모, 압도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 젊은 기타리스트 장하은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벅찬 감동과 희망의 무대를 선사했다.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가 7월 3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일어서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가 7월 3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일어서서 연주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음악회의 1부는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곡들로 구성됐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풍자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곡가 글린카의 대표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으로 경쾌하게 시작된 음악회는 이어 헝가리를 대표하는 피아노 연주가이자 작곡가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으로 이어졌다. 기타리스트 장하은의 협연으로 연주된 이 곡은 독특한 음계와 자유로운 리듬으로 헝가리 집시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과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2번, 파랑돌'을 연주하며 서정과 웅장함을 넘나들었다.

기타리스트 장하은이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기타리스트 장하은이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 1부 공연과 달리 2부 공연은 영화음악 OST와 대중가요가 더해진 화려한 무대가 돋보였다. 영화 '어벤져스'의 OST로 시작된 2부 공연은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무대에 오르며 후끈 달아올랐다. 차지연은 "(코로나 19로) 힘들고 고단한 시기를 잘버텨주시니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수개월만에 무대에 서서 기쁘다. 마지막 무대라 생각하고 다 쏟아내려는 마음으로 선곡했다"고 말했다. 차지연은 무대에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주인공 유다의 넘버인 '헤븐 온 데어 마인드'와 5년 전 MBC의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천년의 사랑'과 '담배가게 아가씨' 등을 부르며 잔잔했던 무대를 휘저어 놓았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잠시 뜨거워진 무대를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운명 교향곡 팝스'로 정리했다. 이어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최대 이벤트가 진행됐다. 구성진 목소리로 우리의 한과 얼을 노래하는 소리꾼 장사익이 무대에 오른 것. 수년째 파이낸셜뉴스와 함께 봄마다 신춘음악회 무대에 올랐던 장사익은 수개월 전 목이 상해 올해 무대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파이낸셜뉴스의 초대로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다 무대로 올라 축하의 말을 전했다. 장사익은 스스로를 "파이낸셜뉴스의 전속 싱어"라고 소개한 뒤 "얼마 전에 목이 상해 무대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서곡을 듣고 뭉클했다"며 "7개월만에 무대에 올라보는데 모두들 힘든 시기에 위로와 희망, 용기를 주는 음악회가 될 것 같다. 파이낸셜뉴스에 해마다 음악이 끊이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요새 흥얼거리는 시 하나를 낭송하고 무대에서 내려가려 한다"며 마종기의 시 '우화의 강'의 한 대목에 음을 붙여 한 소절 부르고 무대로 내려갔다.

소리꾼 장사익이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 올라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소리꾼 장사익이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 올라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후 공연의 클라이막스는 가수 조성모가 채웠다. 무대에 들어서자 마자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OST였던 '너의 곁으로'를 열창한 조성모는 "6개월 만의 첫 무대가 파이낸셜뉴스 2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회가 됐다"며 "최고의 오케스트라, 관객들과 함께해서 무한한 영광이다. 설레는 무대를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채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히트곡 '가시나무'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위로를 선사했다. 조성모는 "세번째 곡은 이번 공연을 주최해주신 파이낸셜뉴스의 전재호 회장님이 신청하신 '유 레이즈 미 업'"이라며 "저 역시 이 곡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곧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행복을 누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올려 드리겠다"고 말한 뒤 맑은 목소리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어 조성모는 앵콜곡으로 그의 댄스곡 '다짐'을 불렀다.

가수 조성모가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앵콜곡으로 댄스곡 '다짐'을 부르며 춤추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가수 조성모가 '파이낸셜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앵콜곡으로 댄스곡 '다짐'을 부르며 춤추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공연 내내 쉬지 않고 연주하며 무대를 빛낸 웨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방성호 지휘자는 이날 공연의 공식 마지막곡으로 행진곡 스타일의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을 연주하며 파이낸셜뉴스의 미래를 축복했다. 방 지휘자는 "오늘 파이낸셜뉴스의 20주년 기념 공연이어서 선물을 많이 준비했다"며 4곡의 앵콜곡을 신나게 연주한 뒤 2시간 20분의 공연을 마무리 했다.
코로나19로 관객들의 갈급했던 마음을 해갈시켜주는 단비와 같은 공연이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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